내년 마케팅 계획서를 1년차인 제가 써야 해요. 어디서부터 시작하나요?
이 글의 핵심
- 계획서는 빈 양식보다 올해 월별 실적 정리로 시작하세요.
- 올해 숫자 중 측정 기준이 바뀐 지점은 따로 표시해 두세요.
- 구글 채널 우선순위와 메타 제품 둘러보기는 전년 비교를 흔듭니다.
- 목표는 유입·전환율·객단가로 쪼개고 칸마다 근거를 붙이세요.
- 초안을 쓰기 전에 팀장님과 회사 매출 목표부터 맞추세요.
양식보다 올해 숫자 정리가 먼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획서 양식을 찾는 일은 맨 마지막에 하세요. 1년차가 쓰는 계획서에서 팀장님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올해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내년엔 뭘 하겠다는 건지"입니다. 그 출발점은 올해 숫자입니다.
작년 자료를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지금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를 월별로 한 장에 모으세요. 10월은 아직 마감 전이니 "진행 중"으로 두면 됩니다.
- 매출과 주문 수: 자사몰 관리자, 쇼핑몰 정산 자료에서 월별로 뽑습니다.
- 광고비와 광고 성과: 메타, 구글, 네이버 등 매체별 월 광고비와 전환 수를 같은 표에 둡니다.
- 사이트 유입: GA4에서 월별 세션과 유입 경로를 뽑습니다.
- 주요 이벤트: 프로모션, 신제품 출시, 가격 변경, 사이트 개편 날짜를 표 옆에 적습니다.
숫자를 모았으면 칸마다 비교 기준을 붙이세요. 회사에 올해 목표가 있었다면 목표 대비 달성률을, 작년 데이터가 남아 있다면 전년 같은 달 대비 증감을 적습니다. 둘 다 없으면 전월 대비라도 적으세요. 비교 기준이 없는 숫자는 계획서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작년 자료가 어디 있는지 모르면 혼자 찾지 말고 팀장님께 바로 물어보세요. "작년 매출 목표와 실적 자료가 어디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한 문장이면 됩니다. 이 질문은 모르는 티가 아니라 계획서를 제대로 쓰려는 준비로 보입니다.
올해 숫자를 내년과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되는 지점
올해 숫자를 정리하다 보면, 같은 이름의 지표인데 측정 기준이 중간에 바뀐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지점을 표시하지 않으면 내년에 "작년보다 떨어졌다"는 보고를 하게 되고, 실제로는 성과가 아니라 기준이 바뀐 것일 수 있습니다. 표 옆에 "비교 주의" 메모 칸을 따로 만드세요.
이번 주에 나온 변경 두 가지는 내년 비교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 구글 애즈 채널 우선순위: 구글은 2026년 10월 15일부터 검색, 쇼핑, 실적 최대화(Performance Max), 디맨드젠 캠페인에 채널별 우선순위와 예산 할당 설정을 순차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색 캠페인에서는 구글 검색, 검색 파트너, 디스플레이 네트워크를 높은 우선순위와 낮은 우선순위로 나눌 수 있고, 기본값은 모두 높은 우선순위입니다. 또 2027년 2월부터는 디스플레이 확장을 켠 검색 캠페인이 이 방식으로 자동 전환됩니다. 그러면 같은 검색 캠페인이라도 검색과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비중이 올해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메타 제품 둘러보기: 메타 어드밴티지+ 크리에이티브의 "제품 둘러보기 추가하기"는 광고 이미지나 동영상을 누른 사람에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안에서 제품 상세 정보를 먼저 보여 줍니다. 메타 도움말에도 이 기능이 웹사이트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경험으로 먼저 사람을 보낼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 메타 광고 클릭 수 대비 GA4에 잡히는 메타 유입 세션 비율이 올해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 계획서에는 구글 검색 캠페인 성과를 네트워크별로 나눠 본 올해 숫자를 기준으로 두고, 메타는 광고 관리자 숫자와 GA4 숫자를 따로 적어 두세요. 이 밖에 올해 중간에 바꾼 전환 설정, 사이트 개편, 가격 변경도 같은 메모 칸에 날짜와 함께 적습니다. 각 설정이 우리 계정에 언제 적용됐는지는 계정 화면과 공식 문서에서 확인하세요.
목표 숫자는 쪼개서 근거를 붙이세요
1년차가 가장 많이 막히는 곳이 목표 숫자입니다. 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을 적으면 팀장님은 바로 "왜 20%예요?"라고 묻습니다. 목표는 한 숫자로 쓰지 말고, 유입 × 전환율 × 객단가로 쪼개서 칸마다 근거를 붙이세요.
예를 들어 올해 월평균 유입이 2만 명, 전환율이 1.5%, 객단가가 4만 원이라면 올해 월평균 매출은 1,200만 원입니다. 회사가 내년 매출을 전년 대비 20% 늘리자고 했다면 월 1,440만 원이 필요합니다. 객단가를 올해와 같게 두면 유입을 올해 월평균 2만 명에서 2만 4천 명으로 늘리거나, 전환율을 올해 1.5%에서 1.8%로 올려야 합니다.
이렇게 쪼개면 어느 칸을 움직일지 고를 수 있고, 그 칸에 맞는 실행 계획이 따라옵니다. 유입을 늘린다면 광고비나 콘텐츠를 늘려야 하고, 전환율을 올린다면 상세페이지와 장바구니 이탈부터 손봐야 합니다.
계획 문장도 같은 방식으로 고치세요.
- 잘못된 예: "내년에는 인스타그램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습니다."
- 고친 예: "인스타그램 유입 매출을 올해 월평균 대비 15% 늘리겠습니다. 이를 위해 릴스를 올해 주 1회에서 주 2회로 늘리고, 분기마다 목표 대비 달성률을 점검하겠습니다."
고친 예에는 지표, 비교 기준, 실행, 점검 주기가 다 들어 있습니다. 계획서의 모든 목표 문장이 이 네 가지를 갖추게 하세요.
1년차 계획서는 이 순서로 구성하세요
초안은 길 필요가 없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쓰면 팀장님이 검토하기 쉽고, 빠진 곳도 금방 드러납니다.
- 한 장 요약: 올해 결과, 내년 목표, 핵심 실행 세 가지를 맨 앞에 둡니다.
- 올해 결과: 01에서 만든 월별 표와 목표 대비 달성률, 02의 비교 주의 메모를 붙입니다.
- 내년 목표: 03처럼 쪼갠 목표와 칸마다 근거를 적습니다.
- 채널별 실행과 예산: 채널마다 올해 광고비 대비 내년 배분을 적습니다.
- 월별 일정: 프로모션, 신제품, 시즌 이벤트를 달력에 올립니다. 내년 공휴일과 연휴 날짜는 한국천문연구원 월력요항 같은 공식 발표에서 확인하세요.
- 가정과 위험: "광고 단가가 올해와 비슷하다는 가정" 처럼 전제를 적고, 틀리면 무엇을 바꿀지 적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혼자 완성본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회사 전체 매출 목표가 먼저 정해져 있는지, 예산 상한이 있는지부터 팀장님께 확인하세요. 그리고 01과 02까지 쓴 상태에서 한 번 보여 드리세요. 방향이 틀렸을 때 고치는 비용이 가장 작은 시점이 바로 이때입니다. 마감 직전에 완성본을 처음 보여 드리면, 숫자 기준이 다를 경우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합니다.
바로 쓰는 체크리스트
-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 광고비, 유입을 월별로 한 표에 모았나요?
- 모든 숫자에 목표 대비, 전년 대비, 전월 대비 중 하나 이상의 비교 기준을 붙였나요?
- 측정 기준이 바뀐 지점(구글 채널 우선순위, 메타 제품 둘러보기, 전환 설정 변경)을 비교 주의 메모로 남겼나요?
- 내년 목표를 유입, 전환율, 객단가로 쪼개고 칸마다 근거를 적었나요?
- 모든 목표 문장에 지표, 비교 기준, 실행, 점검 주기가 들어 있나요?
- 초안을 쓰기 전에 팀장님과 회사 매출 목표와 예산 상한을 확인했나요?
자주 묻는 질문
작년 데이터가 아예 없으면 전년 대비는 어떻게 쓰나요?
전년 비교가 불가능하면 올해 전월 대비와 올해 목표 대비로 쓰세요. 계획서에 "작년 데이터 없음, 올해 월별 추이 기준"이라고 기준을 밝혀 두면 됩니다. 내년부터는 올해 표가 전년 기준이 되니, 이번에 만든 월별 표를 그대로 보관하세요.
회사가 정해 준 매출 목표가 너무 높아 보이면 어떻게 하나요?
목표를 바꾸자고 하기보다 유입, 전환율, 객단가로 쪼개서 보여 드리세요. 어느 칸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그러려면 광고비나 인력이 얼마나 더 필요한지가 드러납니다. 판단은 팀장님이 하시고, 담당자는 근거를 정리해 드리는 것까지가 역할입니다.
채널별 예산은 어떤 기준으로 나누나요?
올해 채널별 광고비 대비 매출이나 전환 수를 기준으로 시작하세요. 효율이 좋았던 채널은 늘리고 나빴던 채널은 줄이되, 테스트할 신규 채널에는 따로 작은 예산을 떼어 두세요. 채널 효율을 비교할 때는 측정 기준이 바뀐 매체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구글 채널 우선순위 설정은 지금 바로 바꿔야 하나요?
기본값은 모든 채널이 높은 우선순위라서, 아무것도 안 하면 당장 크게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다만 2027년 2월부터 디스플레이 확장을 켠 검색 캠페인은 새 방식으로 자동 전환되니, 해당 캠페인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세요. 계정에 기능이 언제 열리는지는 계정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계획서는 엑셀로 쓰나요, 장표로 쓰나요?
숫자 정리와 목표 쪼개기는 엑셀이나 구글 시트로 하세요. 팀장님께 보고할 때는 한 장 요약과 핵심 표만 장표로 옮기면 됩니다. 회사에 정해진 양식이 있다면 그 양식이 우선이니 먼저 확인하세요.

